여고생이 퇴행성척추협착증이라고?

by 최인원 posted Sep 0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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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고 3 여고생이 척추 협착증으로 인한 요통을 치료하려 와서 나는 정말로 깜짝 놀랐다. ‘어른에게만 생기는 척추 협착증이 왜 이런 어린 친구에게 생겼지? 이럴 수도 있나?’놀란 기색을 감추고 좀 더 자세히 물어보았다. 그녀는 중학생 때 이미 요추 디스크 탈출증이 생겼고, 몇 년 지속되어 이제 척추 협착증 진단을 받은 것이었다. 고 3이라서 공부를 해야 하는데, 30분도 앉아 있기 힘들어했다.

그럼 <치유의 혁명, 심신의학 EFT>에서 이 병의 원인을 한 번 보자. 책에는 원인이 여러 개이지만 주로 위의 두 개가 제일 많다.

- 나 혼자 다 떠받쳐야 한다(책임져야 한다). 하지만 너무 힘들고 지친다. 나 혼자 다 해내야하는데 못하겠다.

허리는 우리 몸의 기둥으로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떠받치는 곳이다. 가장의 책임을, 직장의 책임을, 엄마의 책임을 나 혼자 다 떠맡아 힘들어하고 있다. 삶의 막중한 무게가 내 허리를 찍어 누른다. 사는 게 너무 힘들고 어렵다.

- 이제 더 못 버티겠다. 내가(내 허리가) 부러지고 무너질 것 같다.

책임이 너무 무겁다고 느낄 때 허리가 아프기 시작하고, 그 무게를 더 못 버티겠다고 느낄 때 허리가 휘거나 부러진다. 허리가 휘거나 부러진다고 느낄 때 실제로 추간판 탈출증(디스크)이나 요추 협착증이 나타난다.

그래서 나는 허리 통증이 있다고 하면 제일 먼저 묻는 질문이 있다. “무엇이 그렇게 버티기 힘들었나요?” 그녀에게도 이 질문을 했고, 역시나 정답이 나왔다. 부모님은 소통이 안 되어서 늘 서로에게 냉랭하고 자주 싸웠고, 아빠와 대학생 오빠의 사이도 늘 안 좋았다. 그녀는 이런 상황에서 이 집안의 심리적 도우미와 돌보미 역할을 하고 있었다.

마음속은 늘 책임감과 부담감이 너무도 컸다. ‘내가 엄마 아빠 사이를 좋게 해야 해. 내가 우리 집안 분위기를 책임져야 해. 내가 잘해야 우리 집이 쪼개지지 않고 유지돼. 나는 엄마도 아빠도 위로해야 해.’ 그녀의 성격은 실제로 밝고 명랑하고 공감 능력이 가득해서 누구나 호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결국 과다하게 밝고 착하고 책임감이 강했고, 이것이 모두 그녀의 허리를 망가뜨리고 있었던 것이다.

● 비록 나는 엄마와 아빠가 헤어져서 우리 집이 쪼개질까봐 너무 두렵고, 내가 엄마 아

빠를 위로해야 우리 집이 유지된다고 느끼지만 깊이 완전히 나를 받아들입니다.

● 비록 나는 내가 우리 집 분위기를 살리고 유지하지 못하면 우리 집이 쪼개질까봐 너

무 두렵지만 깊이 완전히 나를 받아들입니다.

● 비록 나는 모든 책임이 내게 있는 것 같아서 너무 버겁고 힘들고 버티기 힘들지만 깊

이 완전히 나를 받아들입니다.

그녀와의 상담에서 썼던 수용 확언이다. 그녀의 책임감과 부담감을 EFT로 지워주고 풀어주니, 매주 한 번씩 상담할 때마다 상태가 좋아졌다. 2달 뒤에는 한두 시간 거뜬하게 앉아서 공부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고, 고 3이라서 이 정도에서 상담은 중단되었다.

이 사례에서 우리는 아주 중요한 사실 몇 개를 알 수 있다.

  • 허리에 구조적 문제를 일으킨 것은 철저히 심리적 원인이었다. 그녀는 허리에 부담을 줄만한 어떠한 행위나 육체적 부담도 받지 않았으니까.

  • 노화라는 것은 이런 식으로 사느라 받는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생기는 것이다. 스트레스가 적거나 잘 풀리면 병은 아주 적게 천천히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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