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뱃속 트라우마 치유 워크샵 후기

by 초록이 posted Nov 13,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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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레이키 힐러로 활동하는 초록이입니다.^^

2주전쯤 엄마뱃속 트라우마 치유 EFT 워크샵에 다녀왔어요.

2주간 몸의 변화도 좀 지켜보고 하느라 이제 후기를 씁니다.

지난달 EFT 레벨1 워크샵에 다녀오고 거의 한 달 만에 두 번째 워크샵을 다녀왔어요.

이 워크샵은 그동안 꼭 가보고 싶어서 기다리다가 못갈뻔하다가^^ 결국 갔네요.

그 전날이 시아버님 팔순 생신이셔서 가족모임이 있었는데

마치고 부랴부랴 올라왔어요.

제가 아버님 팔순이라 이번 지나치고 다음에 가야하는 걸까..하며 속상해했더니

남편이 팔순 모임은 토요일인데 워크샵은 일요일이니까 가면 되지! 이래서..ㅋㅋ

어째 나는 참 단순한 걸까.. 아무튼 그래서 남편이 가족과 하루 더 지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나 저를 위해 토요일 저녁에 일찍 올라와 주었습니다. 땡큐 남편이여!

 

가기 전에 최인원 원장님의 엄마뱃속 트라우마 치유 책을 사서 읽어보았기에, 이 세션에는 꼭 가보고 싶었다. (급 하요체에서 하다체로 변경^^)

그 이유는 혼자 엄마뱃속 트라우마를 치유하면 깊이 들어갈 수 없고 혼자 너무 힘들 수 있다고 들어서였다.

그래서 사람들이 눈물 콧물 다 빼고 뭔가 혼돈의 시간이 아닐까 생각하며 하.. 가기 싫은 마음도 조금 있었지만 나의 엄마뱃속 트라우마를 치유하고파서 굳은 마음으로 서울역으로 향했다.

그리고 워크샵을 종일 참여했는데 아.. 나의 기억이여^^ 바로 안써서 자세한 기억이 안난다!

하지만 내가 느꼈던 것은 결국은 '영성'으로 통하는 길 중 하나라는 점이다.

그리고 엄마뱃속 트라우마는 내가 마음공부를 시작하면서부터 줄곧 인지하고 있던 것이어서 그리 낯설지 않았다. 하지만 대면하면 어김없이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난다. 원장님이 참가자들의 출생시 상황과 형제관계 등을 물으시고 어떤 트라우마가 있겠다고 그 마음을 말씀해주시면 어김없이 그분에게 해당되는 트라우마였다.

나는 시골 농촌의 셋째딸이었으니, 남자(아들) 바라는 집안의 쓸모없는 또또딸이었다.

'너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게 왜 태어났어!' 이 말씀을 듣는 데 어김없이 또 눈물이 났다. 아무리 들어도 여전히 속상한 말. '쓸모없는 계집애'. 이 마음을 지금까지 마음공부하면서 4년 가까이 찾아내고 풀어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났다. 이 마음은 나와 우리 언니들, 여동생, 우리 엄마, 친가 외가 할머니, 윗대 조상 여자들까지 가계의 너무나 많은 여자들이 공유하는 가계의 업장이기도 하다.

그리고 워크샵에서 좋았던 점은 원장님께서 참가자들에게 두루두루 질문을 하셔서 여러 분들의 엄마뱃속 트라우마를 엿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지금 나는 힐러로 활동하면서 여러 분들의 마음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역시 마음의 상처를 파고 파다보면 결국 뿌리가 되는 지점이 엄마뱃속 트라우마인 것 같다. 출생 상황을 알게 되면 어떤 사람의 마음, 그리고 핵심 관념을 알아내는 데 더욱 가까워진다.

또 하나 기억나는 건 마지막에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사람씩 원 중심에 앉아서 나머지 분들의 축복을 받은 시간이었다. '당신은 성스러운 신의 자식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축복합니다.' 이런 말씀이었는데 나도 그렇고 축복 받는 분들이 모두 아이처럼 행복해하셔서 나도 정말 즐거웠다. 장시간 무거운 마음을 마주하고 힘들었을, 그리고 자신의 사례를 기꺼이 말씀해준 동료 참가자들과 긴 시간 강의해주신 최인원 원장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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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의 엄마뱃속 트라우마 치유는 그날 집에 와서도 이어졌다. 저녁을 먹고 침대에 앉았는데 여전히 엄마뱃속에서 처참히 거절당한 아이가 올라와 있어 여전히 슬프고 아팠다. 그러다 원장님 책을 다시 보고픈 생각이 들어서 책을 집어들고, 원장님이 트라우마 치유 예시로 책에 올린 문장들을 읽으며 EFT를 해보았다. 그랬더니 어떤 문장을 읽더라도 하염없는 눈물이 흐르고 가슴이 아파서 잘 때까지 계속 울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도 시간이 있어서 오전에 할 일을 끝내놓고 명상하러 앉아서 다시 엄마뱃속으로 들어가보았다. 이날도 그 다음날도 한 3일인가 연속으로 엄마뱃속 명상을 했는데 이 태아의 아픔과 슬픔은 너무나 비참하고 처참했다. EFT를 하면서 많이 지워서인지 지금은 별로 슬프지 않지만^^ 그 때는 너무나 슬펐다. 아이를 바라지 않았던 엄마의 고달픈 상황, 생기자마자 거절당하고 딸이어서 또 부정당하고 태어나서 또 거부당한, 말하자면 세 번?(엄마가 힘들어할 때마다 버림받은 느낌을 받았을테니 횟수는 셀수가 없을 것이다) 버림받은 이 아이의 거부감과 미움은 상상을 초월했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또 깊이 느끼게 되었다.

원장님께서 세션 때 하신 말씀. 사랑 vs 사랑의 거부 만이 있을 뿐이다. 우리가 '사랑못받았어'라고 느끼는 '애정결핍'이라는 것은 사실 '사랑의 거부'라는 말씀. 너무나 맞는 말씀이었다. 이 아이는 사랑을 거부하고 있었다. 그것도 평생 동안. 그러면서 원장님은 용서해야 모든 게 편해진다..라고 하셨는데 EFT를 하면서 하게 되는 게 바로 용서인 것이다. 이것은 어떤 마음공부의 길을 가도 결국 다다르는 길이다. 용서... 그런데 이 태아의 마음을 읽어보니 '날 죽이려했지.. 날 쓸모없다고 거부했지... 내가 죽어도 용서안할거야.. 용서못해..' 이런 마음이 있었다. 그토록 부모님의 힘든 어린시절과 나의 어린시절을 마음공부하면서 봐왔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마음 한켠에는 '용서못해' 하는 마음이 남아있어서 놀랐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그래, 용서가 말이 쉽지, 그게 말처럼 쉬운가?'. 하지만 엄마뱃속 트라우마를 EFT로 지우면서 드는 생각은 이렇다. 왜 용서를 못하는가? 한 번도 이 아이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이런 아이가 내 속에 있다는 걸 마음공부 하기 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리고 또 왜 용서가 가능한가? 이 아이의 입장이 되어 그 처참한 마음을 온전히 느껴주면 이 아이의 한이 풀리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아이가 성이 크게 나서 잘 안 풀릴 때가 있다. 그럴 때 화가 조금 가라앉은 후 아이에게 다가가 함께 침대에 누워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다 보면 아이가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풀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내 속의 이 태아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또 왜 부모를 용서할 수 있는가? 그들이 당시에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는지를 이 태아가 되어서 직접 느껴보기 때문이다. 내가 뱃속 트라우마를 지우면서 임신 중기쯤인 듯한 마음을 푸는데 이랬다. '하나님, 우리 엄마가 이렇게 죽고 싶어하잖아요.. 우리 엄마 좀 살려주세요.. 이렇게 죽고 싶어하는데 제발 좀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 이런 말이 입에서 나왔다. 나는 마음공부를 하면서 부모님의 아픈 과거사를 많이 이해하고, 있는지도 몰랐던 엄청난 미움을 많이 풀어서 용서를 많이 했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 아이는 여전히 용서를 못하고 있었는데 앞의 그 말이 입에서 나오자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엄마의 상황이 더욱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트라우마를 풀어나가자 이 아이는 엄마의 괴로움을 뱃속에서 견디기가 힘들어 처절히 외롭고 힘들고 죽고 싶고 축 처지고 무기력했다. 이 뱃속 트라우마는 나를 더욱 이해하게 해주고 부모님을 더욱 이해하게 해주었다.

이번의 경험으로 엄마뱃속 트라우마가 다 치유되었다고는 못하겠다. 하지만 적어도 원장님이 해주신 말씀은 이해가 되었다. 용서가 우리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리고 그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 용서를 억지로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이렇게 트라우마 EFT를 하다가 사흘 쯤 지나 아침에 일어나니 갑자기 오른쪽 다리 전체가 고관절부터 발바닥까지 쥐나듯한 느낌이 계속 일어났다. 순간적인 경련인가 싶어 이틀간 운동하러 가서 다리를 열심히 움직여주었는데도 여전히 그대로였다. 일주일 쯤 지나자 다리의 쥐는 거의 내려갔고 발바닥쪽에 모여있다가 지금은 새끼발가락 끝에 남아있다. 이것도 엄마뱃속에서 내가 겪었던 일이었던 듯 하다. 오른쪽 다리가 눌려 피가 안 통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그 다음주에는 남편과 아들에게 감기를 옮아 심한 독감에 걸려 고생했다. 독감 수액을 맞고 지금은 거의 나았는데 열 나고 정말 많이 아팠다. 온 몸의 근육이 다 아프고 내장과 내장 속의 근육 한 가닥까지 모두 찌르듯 아팠다. 에휴.. 아프면서 성숙한다더니.. 이러면서 내가 성장해가는구나 하면서 열심히 아프고 열심히 약도 먹고 열심히 쉬면서 이제 거의 나아서 너무 좋다.

지난 2주가 너무나 다이내믹했던 것 같다.. 마음공부에서 어떤 산을 넘을 때마다 온 몸이 너무 아프다.. 그래도 잘 이겨내고 있다. 그리고 잘 이겨내는 이유는.. 이겨내고 나면 나는 더 건강해지고 성장하니까.^^ 지금은 뭔가 수치심이 많이 내려간 느낌이다. 뭔가 죄인같고 강박적으로 뭔가를 더 잘해야할 것 같고 꼼꼼해야할 것 같고.. 쉬면 안 될것같고.. 그런 마음이 많이 내려갔다. 마음공부하면서 정말 좋은 점은 가벼운 마음으로 쉴 수 있는것.. 쉬어서도 안 되고 아파서도 안 되는 그런 아픈 마음을 이해해주고 나니, 일을 안 하는(그래도 조금씩 일을 하지만ㅋ) 백수의 시간도, 쉬는 시간도 가벼운 마음으로 지낼 수 있어서 좋다. 뭐 하자고 평생 그렇게 힘들게 죄인처럼 살았는지... 40이 넘어 마음공부하는 것도 참 괜찮은 일이다. 인생 살아볼 만큼 살아서 지나온 길을 돌아볼 여유와 지혜가 조금은 있다.

앗..쓰다보니 또 다시 길어지고 말았다. 아무튼 이렇게 엄마뱃속 트라우마 치유 EFT 워크샵의 후기를 마무리하련다. 내가 마음공부하면서 수행터를 몇 군데 다녀본 후 느낀 점은 '용서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곳에서 보았던 이를 다른 수행터에 가면 또 보는 경우가 있다. 용서가 쉽지 않고 자기 마음을 대면하기가 너무 힘들고 괴롭기 때문에 여기도 가보고 저기도 가보고 하면서 길을 찾는 과정인 것이다. 그런 분들께 힘내라고 전하고 싶다. 그리고 자기 만의 영적 성장의 길을 가고 계시니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 길에서 EFT처럼 훌륭한 도구를 만나는 것도 큰 도움이 되니 EFT도 권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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