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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FT경험담

2023.01.12 21:19

나의 통풍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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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에 자는 동안 갑자기 왼쪽 엄지발가락 큰 마디 부위가 삔 듯이 아픈 것을 느꼈지만 그냥 무시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이 부위가 성내며 새빨갛게 퉁퉁 부어올랐고, 통증이 어마어마했다. 마치 발가락에 끓는 물을 붓고, 바늘로 콕콕 찌르고, 빵빵하게 공기를 불어넣는 기분이 들었다. 너무 아파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고, 당연히 땅에 발을 디딜 수도 없었고, 손도 못 대고 훅 불기만 해도 아팠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임상에서 익숙하게 보던 통풍 증상이었다.

 

지하철을 탈 수 없으니 출퇴근할 때마다 아내가 태워주었다. 실내에서 몇 발자국 움직이는 것도 끔찍한 고통이었다. 처음 며칠은 고민했다. '병원에 가서 진통제와 요산 억제제를 먹으면서 치료해야 하나? 술도 끊어야 하나?' 원래 통풍은 혈중의 요산이 발에서 뾰족한 결정으로 응결되어 근처 조직을 마구 찌르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서 혈중 요산을 높이는 맥주나 등 푸른 생선의 섭취를 줄이고 요산 억제제를 평생 먹는 것이 치료법이다.

 

그러나 내가 책과 강의와 상담으로 대부분의 병은 마음에서 생긴다고 해놓고 정작 나는 통풍 고치러 병원에 갈 수는 없지 않는가? '이것도 역시 마음에서 온 거야. 마음을 고치면 나을 거야. 그런데 과연 어떤 생각과 감정이 이 병을 일으킨 것일까?'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너무 바쁘고 지쳐서 스스로 EFT를 하지도 못하고 나흘째가 되었다. 증상은 여전했고, 도통 나을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루이스 헤이의 <<힐 유어 바디Heal Your Body>>를 뒤져보니, 이 부위의 통증은 '마음대로 통제하고 싶은 욕구, 조바심, 분노'를 의미했다.

 

이에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았다. '빨리 새 책의 원고를 마쳐야 돼' '밀린 강의를 다 해야 돼' '날마다 꽉 찬 환자 치료 일정도 다 소화해야 돼' 이런 생각들이 가득했고, 실제로는 몇 년째 강행군을 해서 휴식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태였다. 의욕은 넘치는데 체력과 시간은 한계가 있어서 늘 조바심 내며 살고있었던 것이다. '내가 너무 정신없이 살고있었구나. 몸이 내게 쉬어 가라고 말하는구나!'라는 깨달음이 생기고 나서 나는 다음과 같이 확언을 했다. "쉬엄쉬엄 천천히 가자. 할 수 있는 만큼 할 수 있는 대로 하자." 그러자 몸과 마음이 위로받는 듯한 편안함과 상쾌함이 확 밀려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 마침내 5일 만에 기세등등하던 통풍이 다 사라진 것이 아닌가! 요산 억제제나 진통제를 먹거나 좋아하는 맥주를 줄이지도 않았고, 그저 나의 조바심을 내려놓는 확언을 했을 뿐인데 바로 그날 밤에 다 나아버린 것이다. '그럼 그렇지 제 아무리 통풍이라 한들 마음에서 생기는 병임에 틀림없잖아!' 나는 이렇게 속으로 환호하고 쾌재를 불렀다. 통풍은 이제 나와 상관없는 일 같았다. 

 

그렇게 4년이 지나고 2016년 가을에 다시 유령처럼 스르르 통풍이 찾아왔다. 이번에는 처음보다 통증이 훨씬 더 심했다. 너무 아파서 '유관순 열사가 발톱을 뽑힐 때 이렇게 아팠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게다가 이번 통증은 처음보다 두 배 긴 10일 동안 지속됐다. 이때에는 EFT로 통풍을 고쳐보려고 했는데, 너무 지치고 아파서 도저히 감정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을 이때 실감했다. 그럼에도 이번 통풍을 일으키는 핵심 주제는 역시 전처럼 '뜻대로 빨리 나아가지 못하는 조바심'이라는 것은 확실히 느꼈다.

 

그래서 이번에는 '쉬엄쉬엄 하자'고 확언하면서 그냥 그저 열심히 쉬었다. 엄지발가락은 아리고, 쑤시고, 빵빵하게 부어서 터질 것 같고, 맹렬한 통증 속에서 정신은 몽롱했다. 나는 시간만 나면 그저 쉬고 졸았다. 그렇게 맹렬하던 2차 통풍은 10일 만에 마침내 사라졌다. 마치 엄청난 태풍이나 쓰나미가 내 몸을 휩쓸고 간 느낌이었다. 통풍을 왜 세상에서 가장 아픈 병이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역시나 약을 먹거나 식이 조절은 하지 않았다. 통풍의 원인은 마음에 있음을 확신했으니까!

 

그렇게 10일 만에 2차 통풍이 낫자 비로소 안도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다시 통풍이 왔다. 특이하게도 과거 2번의 통풍은 자는 동안에 생겼는데, 3차 통풍은 휴일 오후 대낮에 나를 엄습했다. 게다가 왼 엄지발가락 마디가 먼저 부어오르면서 동시에 오른 쪽도 슬슬 빨갛게 붓기 시작했다. '큰 일 났구나. 이제 양쪽 다 아프면 아예 꼼짝 못 하잖아!' 놀라서 속으로 외쳤다. 드디어 이번에는 EFT로 이 증상을 고쳐야겠다고 작심했다. 

 

먼저 조바심과 조급함에 대해서 EFT를 해보기로 했다. 나는 EFT로 환자들을 치료할 때 흔히 하던 방식인 일명 '빈칸 채우기'를 내게 해보았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빈칸을 만들어서 빈칸에 들어갈 말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았다.

"나는 마음이 급하다. 하니까(또는  해서)."

그러자 다음과 같은 생각들이 나왔다.

- 빨리 책 백만 부 팔고, 월 소득 4천만 원이란 목표도 달성하고 싶으니까.

- 가만있으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서 안심할 수 없으니까.

- 쉴 줄을 모르니까.

- 남에게 뒤쳐지기 싫으니까.

- 삼수를 한 뒤로 늘 나는 남보다 2년 뒤졌다는 느낌이 들어서.

- 확실한 결과(현금 수십 억 이상의 저축)를 만들어놓지 않으면 안심이 안 되어서.

-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 빨리 확실하게 자리 잡은 모습을 보여서 부모님을 안심시키고 싶어서. 

- 늘 목표만 생각하고 여기에 매진하는 삶만 살아와서 다른 방법을 모르니까.

- 늘 나의 한계를 시험하는 것이 최선의 삶이라고 생각하니까.

- 계속 밀어붙여서 상황을 내 맘대로 통제하고 싶으니까.

- 나는 힘에 미쳤어. 무능했던 아버지처럼 살고 싶지 않아. 나는 막강해지고 싶어. 잠시도 쉬면 안 돼.

확실히 빈칸 채우기의 위력은 엄청났다. 의식하지 못했던 무의식의 생각들이 좍 드러났다. 그래서 이런 생각들에 대해서 EFT를 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사건들이 생각나면 그것들을 영화관 기법으로 지웠다. 사실 나는 늘 할 일을 생각하면서 시간에 쫓기는 삶을 살아왔고, 아내에게 늘 성격이 급하다는 말을 들었다. 이렇게 조급함을 지웠는데도 아직 완전히 개운하지 않아서 생각했다. 내 경험상 이렇게 화끈거리는 염증성 통증은 모두 분노가 원인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게 물었다. '무엇이 나를 그렇게 분노하게 했었나?' 그러자 20살 될 때까지 동생과 싸웠던 것이 생각났다.

 

동생은 전형적인 마초 같은 성격이라 늘 내게 대들었고, 또 나는 나대로 '지고는 못 산다'는 성격의 소유자라, 우리 둘은 한 우리 안에 사는 수컷 호랑이 두 마리와 같았다. 서로 죽일 듯이 기싸움을 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20년 넘게 잊고 있었던 동생에 대한 분노가 떠오르자 가슴속에서 마치 불길이 확 솟는 느낌이 들었다. 한참 동안이나 이 분노를 EFT로 지웠다. 그러자 다시 새로운 분노가 떠올랐다. 이 것은 내 인생 자체에 대한 분노였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죽도록 고생하고, 부모 형제도 다 중병에 걸리고, 대학도 삼수해서 겨우 들어가고...... 20대의 어느 날 이런 생각을 했던 것이 기억났다. '하느님이 있다면 멱살 잡고 물어보고 싶다. 도대체 나한테 우리 가족한테 왜이래?' 이 분노도 EFT로 지웠다.

 

그리고 내 몸과 대화하기를 해보았다. 내 양쪽 엄지발가락이 말을 할 수 있다면 무슨 말을 할까? 그러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 인생은 속도만큼이나 균형이 중요해.

-너는 암에 걸린 사업가들이 왜 암에 걸렸는지 몰라? 스티브 잡스가 왜 죽었냐? 너도 이렇게 병 키우다가 암이라도 걸려봐야 정신 차릴래?

- 너는 이미 너무 지쳤어. 최근 몇 년을 봐. 너는 네 몸을 질질 끌고 가고 있어.

- 너는 휴식이 필요하고, 일이 아닌 몸의 한계 내에서 당분간 살아야 해.

- 너 자신만 믿지 말고 섭리와 하느님과 인생을 믿고 맡겨봐. 모든 것을 네눈에 보이게 통제해야 직성이 풀리지?

- 깜깜한 어둠 속에서도 하느님과 섭리를 믿고 기다려봐. 너는 지금 내맡김이 필요해.

- 네가 균형을 잡기 위해서 지금 제일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내맡김과 여유야.

- 제일 중요한 게 건강이야. 건강 잃고 성공하면 뭐해?

- 봐 건강을 돌보지 않으니까 결국 이렇게 일도 못하잖아.

- 너는 꼭 아파야 정신을 차리니?

- 조바심과 욕심 좀 버려.

- 술도 좀 줄여. 스트레스 푸느라 술 먹느라고 늦게 자잖아.

그래서 나는 내 엄지발가락에게 이렇게 약속했다.

- 일단 통증으로 신호를 줘서 고맙다.

- 네 본뜻은 나의 건강을 지키는 거라는 걸 이해해.

- 일단 11시 전에 자고 한 달만이라도 술을 안 마실게.

- 다시 고마워. 제발 빨리 나아줘.

- 내가 무리하면 언제라도 신호 줘. 내가 알아차리게.

- 원래 인간은 당해봐야 정신 차려. 미안해.

 

여기까지 약 3~4시간 동안 EFT를 하고나니 발가락의 압력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 낫겠구나' 하는 느낌이 왔고 아니나 다를까 확 올라오던 증상이 바로 삭 사라져서 몇 시간 지나니 완전히 멀쩡해졌다. 늘 남의 몸과 마음만 EFT로 고쳐주다가 직접 나 자신에게 의사가 되어 EFT를 해주고 고쳐주는 이런 경험은 상당히 색다르고 좋은 교훈이 되었다. 첫째로 마음이 몸의 병이 되는 과정을 직접 내 몸으로 경험했다. 둘째로 EFT로 내 몸을 고치면서 심신의학을 완전히 확신하게 되었다. 셋째, 몸이 아픈 환자들이 EFT를 할 때 느끼는 당혹감과 의심을 이해하게 되었다. 

출처 : 5분의 기적 EFT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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