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FT 워크샵 도중에 한 30대 남성이 20년 넘게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고층 건물 창가에는 다가가지도 못한다고 했다. 마침 내 사무실의 창이 통유리라 블라인드를 활짝 걷고 다가오게 했다.
그: (창에서 3 걸음까지 다가와서는) 이제는 더 이상 못 가겠어요.
나: (불안해하는 그에게) 지금 어떤 생각과 느낌이 드나요?
그: 바닥이 안 보이고 허공만 보여서 공중에 붕 뜬 것같아서 무서워요.
나: 같이 따라 두드리세요. 바닥이 안 보이고 허공만 보여서 공중에 붕 뜬 것 같아서 너무 무섭지만...(잠시 뒤) 이제 어떤가요?
그: 이제는 좀 괜찮아요.
나: 그럼 다시 한 걸음 다가오세요. 어떤가요?
그: 이제 저 아래가 보이니까 다시 무서워요. 마구 떨리고 식은 땀이 나요. 떨어질 것 같아요.
나: 따라 두드리세요. 나는 바닥이 보이니까 떨어질까봐 마구 떨리고 식은땀이 나서 너무 무섭지만... (잠시 뒤) 이제는요?
그: (갑자기 더 불안해하면서) 왜 이러죠? 처음에는 편안해졌는데, 지금은 두드리고 나서 더 무서워요. 어어 저 바닥에 떨어지는 모습이 자꾸 떠올라요.(갑자기 털썩 주저앉는다)
나: (다가가서 불안해서 어쩔 줄 모르는 그의 타점을 10분 정도 열심히 두드려준다) 자 다시 지금은 어떻게 느껴지나요?
그: 그러고 보니 제가 초등학생 무렵에 옥상에서 놀다가 떨어져서 크게 다친 적이 있어요. 머리를 바닥에 받아서 죽을 뻔 했는데 다행히 죽지는 않고 한 달 이상 학교도 가지 못했어요. 방금 떨어지던 모습이 그때 보았던 장면이네요. 그 뒤로는 너무 무서워서 옥상에도 잘 못 올라갔어요. 20년이나 지나서 이 일을 깜빡 잊고 지냈는데, 이제 생각나니 참 신기하네요.
이렇게 공포증에 EFT를 적용하다보면 종종 공포증을 만든 계기가 된 사건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에 나는 영화관 기법으로 한 20분 정도 그 때 떨어지던 모습과 충격을 다 지워주었고 다시 그에게 창가로 가보라고 했다. 이제 그는 통유리창이라 아무 것도 없어 보이는 창가로 선뜻 다가섰다. 이에 나는 마지막 확인 차 창문을 열고 9층 바깥의 바닥을 한 번 보라고 했는데, 밖으로 몸을 쑥 빼내고 바닥까지 편안하게 보는 것이 아닌가!
<5분의 기적 EFT 개정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