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인 A씨는 전형적인 엄마뱃속 트라우마 증상을 겪고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남편과 결혼 전 처녀의 몸으로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어 약물을 먹고 아기를 지우려 하였다. 그러나 아기가 떨어지지 않아서 임신기간 내내 기형아 출산에 대한 공포 속에 떨며 지냈다고 한다.
A씨는 미리 앞서서 걱정하는 습관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심리불안 상태로 보냈고 상처받을까봐 두려워서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등 대인 관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사람들을 만나면 얼굴이 붉어지면서 심장이 두근거리고 빨리 뛰어서 직장 생활을 지속하지 못하고 계속 옮겨 다니다 그만두는 패턴을 반복하였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행복한 적이 없었다고 말하며 세상에 왜 태어났을까? 이대로 죽으면 마음이 편할 것 같다란 생각을 한다고 하였다.
엄마가 아기를 지우려는 시도를 실제로 했든, 생각으로만 했든 이들을 '낙태 생존자'라고 지칭하며 공통적으로 느끼는 감정이 심한 애정결핍과 알 수 없는 불안과 공포, 분노의 감정이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환영받지 못했던 느낌이 강하므로 늘 타인의 눈치를 보게 되고, 자신감이 없다. 기본 신념은 '나는 부족하다. 나는 모자란 사람이다' 이다. 엄마가 낙태를 시도하는 경우, 태아는 죽음에 대한 극심한 공포와 엄마에 대한 분노를 느끼게 되고 성인이 돼서도 사람들을 잘 믿지 못하여 어울리지 못한다. 이런 신념이 기본바탕으로 깔려 있으므로 A씨는 학창시절 내내 아이들에게 집단 따돌림을 심하게 겪었고, 그 트라우마까지 중첩되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A씨는 엄마 뱃속으로 들어가서 태아의 마음을 느끼자마자 "너무 불안하고 무서워요"라며 눈물을 쏟아내었다. 평소 지나치게 간섭하고 자신을 믿어주지 못하는 엄마의 태도로 인해 힘들다고 했는데 엄마 본인이 심리불안이 강하면 그것이 고스란히 자식에게 전해진다. EFT로 엄마의 마음을 느껴보니 '원치 않는 아기 임신하고 힘든 인생 살았는데 딸도 나처럼 힘들게 살까봐 두렵다' 라고 하였다.
엄마뱃속 트라우마와 더불어 성장기 트라우마들을 수차례 치유한 뒤 A씨의 지속되던 두통과 심리불안은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하철을 타서도 사람들이 다 자신을 쳐다보는 것 같아서 불편하고 긴장된다고 하였는데, 치유과정을 거치면서 사람들은 각자 자기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보였고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고 하였다. 고질적이고 재발되는 만성질병이나 심리적 문제가 있을 때는 반드시 엄마뱃속 트라우마가 있는지 살펴보고 치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근원적인 치유는 엄마뱃속에서부터 이루어진다.
추신)
나에게 전문가 과정까지 EFT를 배우신 김서은님의 치유 사례인데, 낙태 생존자의 모습이 잘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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